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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어느 소도시 여행을 하다가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BnF;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에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 전시를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하루 날을 잡아 파리로 달려갔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BnF

이 곳에서 2023년 4월 12일부터 7월 16일까지 전시회를 하는데, 바로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을 전시한다는 소식을 뉴스에서 우연히 봤기 때문이다. 
직지심체요절, 줄여서 직지(直指)는 고려시대 청주에 있는 사찰 흥덕사에서 만들어진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인쇄본이다.
근데 이 인쇄본을 왜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서 전시를 하는지 밑에 적어보려고 한다.

국립도서관 지하로 내려가서 짐가방 몸 검사 등등을 하고 들어가면 전시회(expositions salles) 사인을 확인하고 티켓을 구매한다.

전시회 기본 정보:
2023년 4월 12일 부터 7월16일까지
장소: 프랑스 국립도서관 갤러리 2(Galerie 2)
시간: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0시-19시
         일요일 13시-19시
         월요일 휴관
금액: 일반 10유로, 예약시 8유로(bnf.tickeasy.com
혹은 fnacspectacles.com 에서)

나는 학생이 아니라서 일반 성인요금인 10유로를 내고 티켓을 구매하고 들어간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전시회명(Imprimer! L'europe de Gutenberg;인쇄하다 구텐베르크의 유럽)인데, 다들 알다시피 구텐베르크는 금속 활판 인쇄 기계를 발명한 사람으로 잘 알려져 있다. 유럽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사람이다. 그의 발명으로 인해 성경이나 다른 학문적인 수 많은 책들을 인쇄해서 사람들이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아시아의 인쇄술 역사와 구텐베르크의 발명과 더불어 이루어진 유럽의 인쇄술 역사가 프랑스어로 설명되어 있다.

그러고 나서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첫 번째 전시물이 바로 우리나라의 직지심체요절이었다. 
현존하는 전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인쇄 활자본이 바로 우리나라 거라니 감격스러워서 한참을 구경했다.

교과서로 공부할 때 사진으로 보기만 했지 실물로 접하니 느낌이 너무 이상했고 신기했다. 더불어 직지를 우리나라가 아닌 프랑스에서 보관하고 있어서 매우 아쉬웠지만, 프랑스에서 잘 보존을 해주기를 바란다.. 우리나라로 돌려줄 확률은 매우 적다고 한다. 

직지가 이 곳까지 오게 된 역사는 구한말 시절에 주한프랑스 대사가 우리나라에 와서 수집한 물품 중 하나라고 하는데, 집안 내내로 물려내려 오다가 가족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해서 이 날까지 이 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옆에는 직지에 관한 약 7분짜리 비디오 영상이 있어서 시청했다. 우리나라 전문가 분 한 분이 말한 내용이 정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으로 기억이 나는데, 
직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고 해서 우리나라 기술이 서양의 기술보다 뛰어나다, 우월하다라고 생각하지 않고, 우리나라의 시대적 배경, 서양의 시대적 배경에 따라 발명된 하나의 역사라고 생각한다는 아주 중요한 말씀을 하셨다. 

구텐베르크의 금속 인쇄 기계를 재현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4월 18일부터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4시 30분부터 16시까지 15분동안 시연을 한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은 4월 16일이라 아쉽게도 보지 못했다.

직지를 보러 갔지만 전시회에는 정말 수많은 오래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어떻게 이런 기술로 인쇄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정교한 기술로 만들어진 책들을 보다보면, 기분이 묘하고, 인쇄술이 발전됨으로 인해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우리의 조상들이 어떤 책을 읽으면서 공부했고, 언어가 변화하고, 지식이 어떻게 전파되었고.. 기타 등등 정말 수많은 생각이 들게 했다.

그 전엔 수작업으로 인쇄를 했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의 발명으로 인해 책 인쇄가 얼마나 많이 증가했는지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발명 이후로 급 증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시회를 나오면서 거의 막바지에 있던 히포크라테스의 책인데, 내가 이런 책을 언제 볼 수 있겠나 싶어 사진 한 장 남겨보았다. 
 

프랑스에 여행을 하고 있거나 파리에 갈 예정이 있다면 한 번 들러볼 만한 전시회인 것 같다. 
이 전시회를 위해 파리를 방문했지만 전혀 후회가 없고 기억에 오래 남는 전시회였다. 
특히 한국분들이 많이 와서 직지를 실제로 보고 우리 역사에 뿌듯함을 남기고 가시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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